세월호와 친구

세월호와 친구

세월호는 유가족들에게 너무나 큰 슬픔을 주고, 지켜보던 가슴들을 먹먹하게 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빨리 가라 앉았듯이 우리로부터도 급격히 멀어져 가고 있으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애써 외면하고픈 상처로 서서히 망각하고 있다.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창작하기를 아주 좋아 했었고 꽤 우수한 특허들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중 몇 가지는 나름대로 사업화에 성공도 했었다.

옆 그림은 친구가 유독 애착을 갖고 추진하였던 개발품으로 엘리베이터 스크린 도어가 엘리베이터 의 상하 이동 통로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이다(특허등록 제10-10219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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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문(스크린 도어) 앞에서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문에 기대면 매우 위험하다. 그 문은 매우 견고하게 설치된 듯 보이지만 살짝 걸쳐진 상태로 그 문에 기대게 되면 작은 힘에도 분리되어버려 엘리베이터가 이동하는 시커먼 통로 아래로 떨어져 추락사하게 된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엘리베이터 문에 설치된 안전장치(110), (120)가 핀(130)에 끼워지게 되면 자물통이 채워지듯이 엘리베이터 문이 밀어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친구가 최초로 개발하여 특허를 받았다. 친구는 이 장치를 개발하고 백방으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기대만큼 판로가 열리지 않았고,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에 소요된 많은 자금압박과 스트레스로 인하여 결국 이 세상을 등지게 되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참으로 큰 슬픔을 남기게 되었다. 얼마전 친구의 특허품을 가지고 계속 사업을 추진하던 사장님을 만나서 그 후 소식을 물었다. 세월호 사건 덕에 우리나라의 안전의식이 많이 상향되었고, 지금 친구의 개발품은 상당히 팔리고 있고 회사가 흑자로 돌아섰단다. 아뿔싸 이 성급한 친구야!!! 조금만 참고 견디지..... 입술이 깨물어진다. 

삼가 세월호의 고인들과 내 친구와 내 친구와 같은 처지로 먼저 가신 안타까운 사연들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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