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대세

캠핑대세

캠핑이 대세다.

지난 주말 킨텍스에 캠핑용품전이 열린다고 하기에 집 앞이라 가깝기도하고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싸게 파는 물건하나 사려는 속셈으로 전시장에 갔는데 이건 뭐 왁자지껄 발디딜 틈이 없어 말도 못 붙여보고 나왔다.

요즘 집 값도 내리고 주택도 남아돈다는데 아무리 좋은 텐트, 캠핑카라 하여도 내 집만 할까만은?

지난주 KBS 인간극장은 탄광촌 광부와 청소부로 일하다 은퇴하고 타이탄 트럭으로 캠핑카를 만들어 동해안을 누비고 다니는 캠핑족 부부를 소개하였다.

캠핑카는 타이탄의 짐칸에 연탄보일러식 이동식 집(?)을 얹어 꾸민 것으로 제작비 50만원이 들었다나..... 겉보기는 거시기 하지만 저렴하고도 실용적인 캠핑카다.

돈 벌어 멎진 캠핑카타고 여행다니지 하는 사람은 정말 바보다. 멎진 캠핑카는 최소 1억은 들고 그 돈 벌다 다 늙어지면 여행할 기력도 없어진다.

살면서 수단과 목적은 구별되어여 한다, 캠핑카는 행복이라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너무 수단에 집착할 필요 없이 현재에서 준비할 수 있는 최선책을 찾으면 된다. 캠핑카 그거 별거 아니다. 심지어 경운기에 가건물을 올려 놓고 다니는 기인도 있다.

나는 1박2일에 자주 등장하여 캠핑카가 유행되고, 얘들 성화에 부모들이 캠핑가는 줄 알았더니 인간극장의 잔잔한 즐거움을 보면서 캠핑, 캠핑카는 시대가 요구하는 트렌드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캠핑은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안락한 집을 떠난다는 것과, 준비되지 않은 미지의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출발한다는 양면성을 갖는다.

집은 문명의 혜택을 주지만 그 못지않게 정지된 느낌과 반복되는 삶의 권태감을 준다.

캠핑은 더 이상 문명의 혜택을 거부하고, 맘모스를 찾아 설원을 누비던 야성본능을 깨우고, 새총 고무줄을 팽팽히 당겼을 때의 긴장감을 주면서, 아직도 나는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창조의 고통과 번거로움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아 갑자기 하조대의 넘실되는 파도 사이로 고래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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