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든다면

도둑이 든다면

집안에 도둑이 들어 돈과 애장품을 털어갔다거나, 버스 안에서 졸고 있는 사이에 누군가 내 지갑을 훔쳐갔다고 하면 얼마나 마음이 쓰리고 사회가 원망스러울까요?

어떤 새로운 물건을 연구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을 때 팔릴만 하니까 누가 배껴서 싸게 팔아버린다면 얼마나 얄미울까요? 특히 대기업도 아니고 작은 회사라 개발 중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대고, 처삼춘 재산까지 담보 잡혀 만들었는데 모방당해서 망하게 생겼다면 쓰디 쓴 소주 밖에 생각나지 않을 겁니다.

기술도난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허라는 제도가 있지만 특허를 받는다고 해도 이러한 모방품을 완벽히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집안에 도둑이 들었을 때 경찰서에 신고한다고 해도 도둑이 다 잡히는 것도 아니고, 잡힌다고 해도 도둑이 돈을 그냥 갖고 있을리 만무하고, 도둑을 감방에 보내본들 나한테는 남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요즘 메스컴에서는 특허가 중요하고 이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연일 난리를 치지만 실제 법원 쪽에서 나오는 판결은 여전히, 그다지 특허권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뿐더러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지체하게 되어 망한뒤 판결받으면 뭐하나요. 더구나 특허 싸움은 일반 법정분쟁보다 특수성 때문에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되어 약자에게는 힘겹고 그나마 있는 재산 더 날리는 매우 불리한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답답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으나, 도둑을 방지하기 위하여 현관 자물쇠도 2중 3중으로 만들고, CCTV 하나라도 더 달 듯이 있는 직원 먹여살리고 자식 공부시킬려면 개발은 여전히 해야 되고, 한건 특허라도 더 만들면서 나름대로의 방책을 세우면서 살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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